일본 배송서비스의 변화가 문제가 되고 있다
택배 및 음식 배달 등 집 현관 앞에서 주고받는 '문 앞 배달'. 배송원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제품을 받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방지책으로서 이용하는 폭이 넓어 지고 있지만, 자동 잠금 시스템이 적용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중 일부는 '무단으로 들어와서
집 앞에 놓여있는 배송품을 보면 불안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그 배경에 대해 아마존 재팬의 현역 배송원을 통해 들어보았다.
도쿄도 세타가야 구의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여성(42)은, 2020 년 7 월 초 주말에 인터넷 쇼핑몰 업체인 아마존 재팬에서 구입 한 구운 과자가 도착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딸과 간식으로 먹으려고 했지만, 저녁이 되어도 인터폰은 울리지 않았다.
■ 어느새 현관 앞에 놓여있던 배송품. '들어온 김에 함께 배송했다고..?'
'배송이 늦네..'
스마트폰에서 메세지를 확인하니, 2시간 전에 이런 메일이 도착 해 있었다. '오늘 배송된 주문 상품이 현관에 도착하였습니다.'
여성이 현관 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 배송품이 놓여 있었다. 하지만 여자가 사는 아파트의 출입구는 자동 잠금 시스템이 적용되어있다. 여성의 집은 5 층이다. 여성은 올해 5 월 중순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때는 배송원이 아파트 근처에서 아직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유를 물어볼 수 있었다. 마침 같은 아파트의 다른 층에 배송할 물건이 있어서, 들어온 김에 함께 배송했다.'라고 한다. '들어온 김에' 배송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알고 있으나 거주자의 동의(문을 열어주는 행위) 없이 마음대로 현관 근처까지 들어와 있었다니.
인터폰을 누르면, 아파트 입구까지 배송품을 가지러 갈텐데, 배송원들이 편할 것은 알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각 배송사가 본격적으로 도입.
아마존 재팬은 기본 옵션을 '문 앞 배송'으로 적용.
'문 앞 배송'은 미리 수신인을 지정하거나 물건을 받을 사람이 인터폰으로 배송원에게 부탁하는 경우에, 현관 앞이나 택배 보관함에
배송품을 전달하는 배달 서비스이다. 배송원 부족이나 재배달 비용에 고민하는 택배 회사가 일부 적용을 시작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 이후인 올 해 봄부터 각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이를 도입하고 있다.
아마존 재팬은 2019 년부터 검증 실험을 실시하였다. 20 년 3 월부터 일본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을 대상으로 현관 등에
'문 앞 배송'을 하는 것을 표준 옵션으로 지정하였다. 사이트에서 주문시 '문 앞 배송'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원하지 않는 경우 직접 설정을 바꿔야 한다. 앞서 소개한 세타가야 구의 여성은, 이 초기 설정에 대해 알지 못한 채, 그대로 주문을 했다고 한다.
아파트 등 공동 주택은 택배 보관소가 모두 내장형이거나, 택배 보관소가 없는 경우도 있다. 아파트 입구가 자동 잠금 시스템인 데다
배송품을 받을 사람도 없고, 부재시 위탁 장소도 지정되어 잇지 않은 경우에는, 배송원이 어쩔 수 없이 문이 열려있는 때에 내부로 들어가서 현관에 배송품을 두고 오는 사례가 있는 듯하다.
트위터 상에서도 자동 잠금장치가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용자와 아마존의 고객 서비스의 공식 계정과의 대화 내용이 남아있었다. (7 월 16 일 16시 현재)
- 사용자 Amazon 배달이 '문 앞 배송'을 지정하지 않았는데, 임의로 배송을 하였다.(중략) 어떻게 우리집 앞 까지 들어온 거지? 자동 잠금 시스템이 있고, 우리 집은 9층인데 인터폰도 안 울렸다고. (후략)
- 아마존 '문 앞 배송'으로 배송조건이 지정되어 있으면, 인터폰 등은 누르지 않고, 지정된 장소 배송 후, 배송을 완료하고 있습니다.
- 사용자 배송방법 지정에 대해서는 알겠습니다. 그런데 자동 잠금장치는 어떻게 연 것인지가 의문입니다. 제가 지정했던 기억이 없고, 이 결과는 공포 그 자체입니다. 뭐든 자유롭게 열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가요?
- 아마존 죄송하지만, Twitter상에서 개별 주문에 대한 확인이나 안내는 불가합니다.(후략)
납품 완료 비율을 올리도록 압력을 가하거나...
트위터로 검색하면 그 밖에도 아파트 자동 잠금을 해제하지 않았는데 문 앞에 배송되어 있었다는 트윗이 많이 확인되었고, 배송원과
관계자 것으로 보이는 게시물도 볼 수 있었다.
"아파트는 자동 잠금장치인데, '문 앞 배송'을 하라고? (중략) 택배 보관소도 없는데 어쩌라고? 결국 고객 부재로 배송 못 하게 돌아가고 있다. 머리를 좀 써달라고."
간사이 지방에 사는 아마존 배달원 남성 (44)이 사내 사정을 이야기한다.
'회사에서는 납품 완료율을 최대한 올리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 재배 송이 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신입 배달원 중에 (자동 잠금장치를 허가 없이 넘어서서) 배송해 버리는 사람이 있네요." 아마존은 '딜리버리 프로바이더'라는 업체가 택배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와, 개인이 원하는 시간에 아마존 택배를 직접 받아 '아마존 플렉스'라는 방식으로 배송되는 비중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
아마존 재팬에서 물류 부문을 총괄하는 제프 하야시 씨는, '아마존 플렉스'를 전국으로 확대 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앞서 언급한 딜리버리 프로바이더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납품 업체 사이에서는 배달 완료 비율을 올리지 않으면 아마존 플렉스로 대체하거나 아마존에서 배송품의 양을 줄일 거라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어서 모두 전전 긍긍하고 있습니다." 자동 잠금장치가 있는
아파트에서 '문 앞 배송'의 주문이 들어오는 일은 많지만, 적절한 해결방법도 없는 상태다. 남성이 일하고 있는 딜리버리 프로바이더의
간부는 부하들에게 이렇게 지시하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는 재 배송(1차 배송 실패) 비율을 줄여야 한다. 고객이 클레임을 걸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잘 해달라."
아마존 위탁 개인사업주, AI가 성적 판단?
이 배송원 남성에 따르면, 아마존 플렉스로 배송 하청을 받고 있는 개인 사업자들은 납품 완료율이나 오배송율이 높아지면, 아마존의 인공 지능(AI)이 성적이 나쁘다고 판단하여, 일이 우선적으로 배치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배송원들은 재배송을 최대한 줄이려는 행동을 하게 되는 셈이다.
남성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자동 잠금장치가 있는 아파트에 들어가서, '문 앞 배송'을 할 수 있지만,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를 하고 있다. '아파트의 다른 집에 배송을 할 때, (부재중인 수취인도) 함께 '문 앞 배송'으로 물건을 전달하면서, 관리인을 호출해서
입구 문을 열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 '문 앞 배송'을 전제로 하며, 부재 연락표에 어떤 경위로 현관 앞에 배송품을 두고
가는지 설명을 정중하게 쓰도록하고 있습니다." 자동 잠금장치의 '무단 돌파'에 대해 아마존 재팬이나 대기업 택배 3 사의 견해를 물어보았다.
'배송원 분들께는 리플렛(안내 전단) 배포와, 온라인 교육 이외에도 배송에 관해서 궁금증이 생겼을 때에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전화 창구를 마련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아마존 재팬 합동 회사 홍보 본부 )
'우리는 자동 잠금장치가 있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객이 '문 앞 배송'을 지정하시고 부재중인 경우에는 배달하지 않고 우편함에
부재 연락표를 넣고, 배송품은 다시 회수하는 방법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야마토 홀딩스 홍보 전략 담당)
'당사의 지정 장소 배송 서비스 (자동 잠금장치 무단 돌파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가와 익스프레스 홍보과)
'부재시에 '문 앞 배송'을 실시하며, 고객의 사전 신청 등에 의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마음대로 자동 잠금장치를 통과하여 '문 앞 배송'을
할 수 없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우편 조사 홍보부)
한국과 다르게, 직접 수취인에게 배송품을 전달하여야 하는 일본의 배송 문화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맞아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이미 찾아 온 변화와 이와 함께 따라오는 사회문제들, 해결방법은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