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키옥시아(KIOXIA), 시가총액 2조 엔 상장에 숨은 사각
일본 키옥시아(KIOXIA), 시가총액 2조 엔 상장에 숨은 사각
도시바 경영위기로부터 3년, NAND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
도시바를 구한 거대 사업은 독립할 수 있을 것인가?
대형 반도체 메모리 업체인 키옥시아 홀딩스(구 도시바 메모리 홀딩스)가 10월 6일에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상장 후 주식 시가총액은 약 2조 1,300억 엔이 될 것으로 보이며, 한 때 모회사였던 도시바의 시가총액(9월 7일 기준으로 약 1조 4,000억 엔)을 웃돌게 된다. 공모에 의한 주식 신규 발행금액 853억 엔과 기존 주주들의 판매금액 2,929억 엔을 합한 금액은 약 3,800억 엔. 2020년 주식 신규 공개(IPO)로서는 최대 규모가 된다.
'3년 이내 IPO'를 실현
이번 IPO에서는, 현재 키옥시아 주식의 56.2%를 쥐고 있는 미국의 투자펀드 베인 캐피털 외에도, 40.6%를 보유하는 도시바, 3.1%를 보유하고 있는 HOYA가 각각 보유주의 일부를 매각한다. 이 중에서, 도시바는 키옥시아 주식의 매도로 얻는 자금 과반을 주주 환원에 충당하기로 발표하였다. IPO 이후의 보유비율은 베인 캐피털 등의 특별목적회사가 47.8%, 도시바가 32%, HOYA가 2.5%가 될 예정이다.
키옥시아는 2017년에 경영위기에 빠진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이어가는 형태로 발족하였다. 2018년 6월에 도시바가 베인 캐피털 등의 기업연합에게 2조 엔에 매각하였다. 이 매각은 도시바가 경영위기에서 빠져나온 결정적 한 수가 되었다. 이때에 당시 나루케 사장(전 도시바 부사장)이 타진한 것이, '3년 이내에 IPO를 목표로 한다.'는 공약으로, 그 공약을 지키는 형태로서의 IPO가 되었다.
키옥시아는, 소니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등과 나란히 일본의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드문 빅 플레이어이다. 미국의 조사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2019년 반도체 제조사 매출금액에서 키옥시아는 세계 9위, 국내에서는 톱이었다. 향후에는 치열한 경쟁을 이어나갈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에 대해, 제조개발과 판매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인지를 주시해야 한다.
키옥시아의 주력제품은, 반도체 메모리 중에서도 'NAND형 플래시 메모리'라고 불리는 제품이다. USB 메모리나 SD카드와 같은 기억 매체 외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도 많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데이터 센터나 PC에서도 HDD 대신에 SSD라는 NAND를 사용한 기억장치가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게임기에서도, 올해 말에 발매되는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 5'나, 마이크로 소프트의 'XBOX 시리즈 X'에도 탑재된다. 데이터 센터로는 5G나 재택근무의 확대를 배경으로 향후에도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유망한 시장이다.
거액 투자 경쟁에 버틸 수 있을 것인가
고성능 NAND 제조의 포인트는, 한정된 스페이스에 얼마나 많은 양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도체 디바이스의 미세화 기술이 불가결하며, 현존하는 회로를 수직방향으로 쌓앙 올리는 '3차원 화'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영국의 조사회사 옴디아는, '전 세대에서는 약했지만, 키옥시아의 제품은 라이벌인 삼성전자 등과 비교하여, 제품 생산수율이 높다.'라고 이야기한다. 수율이 높으면, 그만큼 효율적으로 생산을 할 수 있고, 경쟁에서 우위에 서는 것이 가능하다.
그럼, 키옥시아의 미래는 순풍만범일까?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은 사정도 있다.
첫째, 거액의 설비투자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이다. 제품의 성능 차이가 적고, 양산 효과가 필요한 메모리 업계에서는 거액의 설비투자가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기 때문에, NAND에서 삼성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키옥시아도, 매년 수천억 엔 규모의 투자를 해 왔다. 현재는 이와테 현 기타카미 시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였다. 설비를 도입하여 이미 생산을 개시하였다.
상장 결정이 발표된 8월 27일, 키옥시아는 중장기 사업목표를 발표하였다. 그중에서, 25~20%의 영업이익률(일시적 비용을 제한)과 매출금액 대비 30% 미만의 설비투자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하였다. 키옥시아의 2020년 3월 기 매출금액 9,872억 엔 대비, 영업이익은 1,731억 엔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설비투자에는 약 3,500억 엔을 투자하여, 프리 캐시플로우는 1,932억 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의 배경에는, 반도체 메모리라는 비즈니스의 큰 특징이 있다. '가격의 급등락'이라는 사정이 있다. 성능에 의한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상품화가 쉽고 가격 경쟁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이나 경기 악화 등 수요 자체가 축소되거나, 고객이 재고 확보량이 과다해져서 수급 밸런스 붕괴는 으레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 등 대형업체가 채산성을 도외시하고 양산에 박차를 가하며,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춤으로서 라이벌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2018년 후반부터 2019년에 걸쳐, 수급 밸런스가 무너졌고, NAND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키옥시아의 2019년 4월~9월 기 실적은, 제조원가가 매출금액을 상회하는 '원가 붕괴' 사태까지 몰렸다.
삼성전자, SK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키옥시아의 상정 시가총액은 2조 엔을 넘지만, 세계를 전체적으로 둘러보면 그 가치가 무색해진다.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약 30조 엔, SK하이닉스는 약 5조 1,000억 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약 5조 4,000억 엔에 달하는 기업규모이다. 그 차이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있다. 키옥시아 이외에는 NAND뿐 아니라, DRAM이라고 불리는 메모리도 생산하고 있다. DRAM 시장의 변화도 극심하지만, 제품을 두 종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실적 저하의 영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NAND 하나만 생산하고 있는 키옥시아는 리스크가 높다.
눈 앞의 NAND 시황은 점점 가격을 회복하고 있으며, 2020년 1~3월 기의 실적은 1년 만에 업무 흑자로 전환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영향도 우려를 하고 있었으나, 데이터 센터 관련 수요는 현재화하여, 2020년 4~9월 기에도 영업 흑자를 확보할 예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IPO를 미묘한 타이밍이라고 보는 시선도 많다.
키옥시아는 현재, 욧카이치(미에 현)의 주력공장을 잇는 제2의 생산거점으로서, 기타카미 공장(이와테 현)의 준비를 진행 중이다. 욧카이치에서도 새로운 생산동 부지를 조성중이다. 키옥시아가 상장하며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원래는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이런 성장투자에 충당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IPO로 손에 넣게 되는 것은 신규 발행금액 중에서 증권회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등을 뺀 819억 엔에 그친다. 연간 3,000억 엔을 넘는 설비투자가 필요한 키옥시아에게 IPO를 통한 조달금액이 크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키옥시아는 2019년 6월,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미쓰비시 UFJ은행, 미즈호 은행 세 곳으로부터 9,000억 엔의 융자를 받은 외에도, 일본 정책 투자은행에 대해서도 3,000억 엔의 비전환 사채형 우선주를 발행하였다. 합계 1조 2,000억 엔 중에서, 6,000억 엔은, 애플 등으로부터 차입한 대금의 변제에 충당되었다.
복잡한 자본관계는 그대로 남았다.
IPO가 수반하는 자금조달 금액이 소규모가 그친 것은, 다수의 신규 발행으로 주가가 떨어지거나 희박화 되는 것을 베인 캐피털이 우려하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도시바 메모리 성립시의 복잡한 경위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도 간접 출자한 상태인 채로, SK하이닉스의 지분은 이번 상장 시에도 매도되지 않는다.
IPO 후에도 도시바 메모리 발족 시에 짜인 복잡한 자본관계는 크게 해소되지 않은 채일 것이다.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체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도시바 메모리 시대부터 출자교섭 등으로 전면에 서 온, 나루케 사장은 병을 이유로 2020년 1월에 퇴임하였고 7월에 작고하였다. 뒤를 잇는 하야사카 사장은 도시바 시대부터 일관되게 기술부서를 거쳐 왔다. 미국의 인텔에서 상급 부사장 등을 역임한 스테이시 스미스 씨가 2018년 10월부터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으나 대표이사직은 하야사카 씨가 맡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키옥시아가 지금의 경영체제를 유지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한 번에(빠르게) 투자를 결단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하고 있으며, 반도체 기업의 경영에는 기술적으로 깊은 이해와 경영전략 측면에서의 판단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주주로서 남는 베인 캐피털이나 도시바의 서포트가 키를 쥐겠으나, 도시바는 키옥시아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음을 표명하고 있다. 베인 캐피털도 반도체 기업경영의 전문적인 식견이 풍부하다고는 볼 수 없다.
상장으로 더욱 자금조달 방법을 늘리게 되었으나, 관계자가 복수로 늘어나는 중에 발을 맞추어 의사결정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향후의 경영방침에 대해서는 시장에 대한 설명 의무도 늘어갈 것이다. 상장 공약은 무사히 달성하였으나, 향후에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