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취준생들이 대기업에 집착하는 것을 일본은 어떻게 바라볼까
한국 취준생들이 대기업에 집착하는 것을 일본은 어떻게 바라볼까
일본에서 번역 출간된 '82년생 김지영'이나 드라마 '이태원 클래스'가 일본 국내에서도 히트하는 등, 한국 젊은 세대의 고된 삶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젊은이들을 둘러싼 가혹한 현실을 긴급 리포트로 알린 '한국의 젊은이들'의 저자 안숙록 씨에 의하면 실제로 원하는 직업을 얻을 수 없어서 아르바이트도 서로 빼앗아야 하는 격차사회 속에서, 세계 톱이라고도 불리는 대졸 빈곤율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서울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는 김 예진 씨(25세, 여성)는, 대기업 사원 자제의 가정교사로 일했다. 가정교사로 일했던 곳은 성공한 사람의 상징인, 고급 주택가인 강남의 타워 맨션.
아이의 어머니는 보통, 매우 바빠서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사람이었다. 수업료는 한 번에 35,000원을 받고 있었는데, 2개월 정도가 지나고 지급이 밀리게 되었다. 반에서 거의 꼴찌였던 아이의 성적을, 100점 만점이 될 정도까지 올려줬는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른, 그것도 고용주에 대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몇 번 정도 완곡하게 독촉을 하였으나, 어떠한 반응도 없었다. 수업료가 끝내 입금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계산이 안 맞는 금액인 5만 원이 입금된 적이 한 번 있다. 그 후로는 더 이상 그 집에서는 가정교사로 일하지 않았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대하기 어려울 줄은 몰랐다.
가정교사로 일하는 곳은 모진의 반응이 돌변
SNS상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응법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주 공유되고 있다. 김 씨도 거기에서 얻은 노하우를 따라, 마음을 다잡은 후에 '어머니, 수업료를 받지 못하면 이 이상 수업은 할 수 없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항상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모친이 돌변하여, 이런 답장을 받았다고 한다.
'있잖아, 학생.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 대기업 간부야.'
그 후에도 '학생인 주제에, 어른에게 잔소리를 하는 거냐.'라고 욕을 하고,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으며, 결국 수업료를 거의 받지 못한 채, 가정교사를 그만두었다.
'한국에서는, 재벌은 물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귀족인 듯 횡포를 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인간이 있는 대기업에 동경의 마음을 가질 리 없다. 나뿐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는 같은 세대들이 많다.'
치열한 경쟁에서 빠져나간 그 끝에 지배층이 된 사람들의 자의식은 비대하고, 때로는 폭주한다. 한국에서 지배층의 멘탈리티를 들어보면, 2014년에 일어난 '땅콩 회항 사건'을 떠올린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대한항공 창업자 가족 중 장녀로, 당시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던 최현아가 뉴욕발 인천행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하였을 때, 접시에 담겨 나와야 하는 견과류가 봉지째 제공되어 격노하고 여객기 이륙을 중지시킨 사건이다.
최 씨는 법의 처벌을 받았으나, 구조는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일본보다 한참 좁은 문이다. 하지만 그 경쟁을 뚫고 입사하여도, 격무에 버티지 못하고, 빠르게 퇴사하는 사람도 많다. 승진시험의 평가가 나쁘면, 압력을 받고, 자진하여 퇴사하도록 강요받는다. 40대 안에 임원 코스를 밟지 못하면, 출세길이 닫힌다는 현실이, '대기업 40대 정년설'이라고 불리는 사태를 초래했다.
한국의 평균 퇴직연령은 49.1세
실제로, 평균 퇴직연령은 49.1세(2018년 한국 통계청 조사)로, 실태는 그보다 빠를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한국인이 많다. 퇴직 후, 아이들의 학비를 내지 못해, 자동차나 집을 파는 케이스도 있다. 그만둔 후에는 중소기업에 다시 들어가거나,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사업을 하는 세 가지 중 택일을 강요받게 되나, 중, 장년에게는 어느 하나 가시밭길이며, 고되지 않은 일이 없다. 대기업 출신자는, 재취직하여도 70%가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1년 안에 그만두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취재한 사람들 중 몇 명이 '대기업을 45세 전후에 그만두고, 그때까지 저축한 돈으로 치킨집을 여는 것이, 그럭저럭 보통의 인생 코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여기에서,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을 대강 정리하고자 한다. 한국은 1997년에 통화위기를 경험하고, 한 때는 국가 파산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경제는 대혼란에 빠지고, IMF(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겨우 극복하였으나, 많은 기업이 도산하였고, 재벌 해체, 정권 교대 등의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것은 'IMF 경제위기'라고도 불린다.
그 후, 2007년 세계 동시 불황을 계기로, 원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였다. 2008년 10월에는 다시 통화위기를 경험하게 된다. 그 사이에 경제면에서 부침은 있었으나, 기본적으로는 경기불황이 길게 이어졌고, 특히 2000년부터는 청년 실업률이 상승 일로를 걷고 있었다. 그 안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다중 빈곤'에 빠져있다.
복합적이어서 특정하기 힘들지만, 그 원인은 점점 넓어지는 격차와, 학력에 의한 과당경쟁이 큰 몫을 했음에 틀림없다. 예를 들어, 일류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매우 크다. 평균적인 중소기업으 임금은 대기업의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해져 있다. (한국 고용노동부 및 중소기업 연구소 조사) 세대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경우, 30대 평균 연봉은 3,000만 원대에 그치지만, 현재 가장 연봉이 높다고 알려진 SK인천 석유화학 등의 SK그룹을 시작으로 삼성 등 대기업의 경우에는, 1억 2,000만 원 전후이다. 그 차이는 약 9,000만 원에 달한다.
한편, 대학 진학률은 일본보다 높다. 국내 70%의 젊은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으며, 2008년 이후 OEC 가맹 37개국 중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대졸자들이, 국내에 겨우 0.1% 존재하는, 연 매출 5조 원 이상인 이른바 대기업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 일류기업으로 들어가기 위한 문이 열려있는 것은, 서울에 캠퍼스를 둔 국립 서울대학교, 그리고 사립인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의 상위 대학 졸업자들로 거의 한정되어 있다. 그 결과, 많은 젊은이들이 학업에 쏟은 노력과는 어울리지 않는 낮은 임금을 받는 직무에 종사하거나, 무직인 상태에도 만족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한국은 '세습 계층 사회'이다
문부과학성의 학교 기본조사에 따르면, 2019년도 일본의 대학 진학률은 단기대학으로의 진학을 합하여 58.1%. 현역 학생으로 한정하면, 54.8%에 머물러있다. 또한 한국의 임금제도에서는, 집을 빌리는 때에, 수십만에서 수백만 엔의 보증금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립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혼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처한 한국의 젊은 세대는, 2010년대에 들어와서 '연애, 결혼, 출산'의 세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3포 세대'라고 불린다. 하지만 작금에는 거기에 '취직, 내 집 마련, 꿈, 인간관계'를 더한, '7포 세대'라고도 불리게 되었다. 세습 계층 사회하고 불리지만, 계층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고정되기 쉽다는 것도 한국사회의 특징이다.
계층을 높이고 싶다고 해도, 공무원을 목표로 하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루트는 웬만해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사업을 하는 것도 권장하지 않은 채, 부업도 일본만큼 사회에 침투되어 있지 않다. 빈곤을 타파하기 위한 수단이 한정적인 것이 더욱 문제라고 생각된다.
일본에서도 비정규직 사원에서 정규직 사원이 되는 것의 어려움이 자주 화제에 오르고 있지만, 한국에서 그것은 더욱 허들이 높다. 그 확률은 OECD 가맹국 평균 35.7%에 대해, 한국은 11.1%에 그치며, 꽤 낮은 수치이다. 그러한 상황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라고 지적받으며, 문제시되고 있으나, 이제는 탈산업화 등, 시장구조의 변화에 따라, 화이트 칼라의 일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대졸자 대부분이 꿈꾸는 '그럭저럭 괜찮은 일'의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젊은 세대층의 실업문제에 정통한, 이화여자대학 경제학부의 홍 기선 교수는 필자의 취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한국의 청년실업문제는 어려가지 요소들이 서로 얽혀서, 원인을 특정하기가 곤란하다. 인구적 요소와 경기변동적 요소로부터 이야기하자면, 한국에서 베이비 붐이 일어난 1991년~1996년생 세대가 성장하여, 고용시장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대졸'이라는 프라이드와의 미스매치
더욱이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고학력자의 인플레이션이 일어난 점도 고려하여야만 한다. 특히, 한국은 대기업과 그 외의 중소기업 임금격차가 매우 크며, 거기에 대기업의 수가 전체의 수 퍼센트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대량으로 사람들이 넘쳐 나온다. 또한, 비슷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경력을 공개하지 않고 선발하는 안도 내놓았으나, 그렇게 되면 더 혼란만 생길 뿐이다.
또한 홍 교수는 이렇게도 지적한다.
'한국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대학을 졸업했다는데 자부심이 있다. 한국의 가난한 시대를 살아온 부모세대가 그렇게 키웠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지역의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자신에게 더 어울리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청년 노동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는 시민단체 '참여연대' 대표 이조은 씨는 '변화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라고 말한다.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 중 하나는, 미스 매치이다. 취직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서, 맞지 않는 일이나 힘든 아르바이트를 한다. 생활을 위해서 꿈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정부의 경제 사회 노동위원회에서, 취직활동 중인 학생이 취업할 때까지 1개월에 50만 원을 최대 반 년동안 지급하는 안이 결정되었다. 또, 문재인 정권 발족 후에 최저임금이 30% 상승하였다.
그로 인해,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게 되었다. Uber로 대표되는 택배 등, 특수 고용자(업무위탁과 같은 의미)도 활성화되어 갈 것이다.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경직화된 시선에서 벗어나, 일하는 방법에 다양성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