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상업지구인 아오야마, 긴자에서 입주자들의 퇴거가 이어진다
고급 상업지구 아오야마 긴자에서 속출하는 입주자 퇴거
긴자 공실률은 7% 대가 될지도 모른다
도쿄 메트로 오모테산도 역에서 시부야 방면으로 가다 보면, 아오야마 학원 대학 앞에서 남동쪽으로 뻗어 있는 도로가 보인다. 곳토 도오리라고 불리는 구간이다. 고급 상업지구인 아오야마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도로변에는 세련된 점포들이나 외국계 브랜드들이 늘어서 있다.
곳토 도오리는 브랜드 파워가 있는 한편, 아오야마의 다른 상업지구와 비교하면 통행량이 적어서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다. 경기 변동이 발생하면, 곳토 도오리의 부동산 시장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곳토 도오리는 부동산업계에 경기의 파도를 가장 빨리 알려주는 존재. 말하자면, 탄광이나 다름없는 '상업 지구의 카나리아'인 것이다.
수면하에서 진행되는 점포의 퇴거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고, 그 카나리아가 울고 있다. 그 울음소리는 리먼 쇼크 때보다 더 크다.
곳토 도오리 길가의 점포를 관리하는 부동산업자는 '긴급사태 선언 발령 후, 입주자로부터 해약 통지가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희소성이 높은 도로변의 가게는 웬만해서는 비지 않는데, 3개월 후에 퇴거하겠다고 하는 문의도 늘고 있다.'라고 밝힌다. 새롭게 입주하는 가게도 상황을 살피려는 패턴이 많아서 공실이 채워지는 것은 제한적이다.
곳토 도오리에서 이마바리 타월을 판매하고 있던 '크레센도'는 7월 말을 마지막으로 가게를 닫는다. 담당자는 '긴급사태 선언 중에 폐점을 결심하였다'라고 말한다. 곳토 도오리의 임대료는 아오야마 도오리 지근의 도로변 가게라면, 평당 10만 엔이 넘고, 아오야마 도오리에서 멀어지는 곳이라도, 임대료는 높은 수준이다. 거리를 걸으면, 입주자 모집이라 쓰인 전단이 눈에 띈다.
표면적으로는 영업을 계속하고 있어도, 수면하에서는 퇴거가 결정되어있는 예도 적지 않다. 한 외국계 브랜드는 곳토 도오리 도로변에서 오랜 기간 영업을 계속하여왔는데, 연내에 퇴거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점포 앞에 폐점을 고하는 전단 등은 붙어있지 않지만, 이미 임대차 계약을 해제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듯하다. 브랜드 이미지에 마이너스 요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폐점 사실은 직전까지 공개되지 않으며, 점포 내의 스태프들에게도 공지되지 않는다.
슈퍼마켓을 필두로 일상용품을 취급하는 소매점이 호조인 반면, 곳토 도오리 같은 어패럴이나 음식점을 시작으로 하는 고급 상업 지구의 고경이 이어진다.
영업재개 시기가 읽히지 않는다
아오야마뿐만이 아니다. 도쿄 도내에 또 한 곳의 고급 상업지구인 긴자에서도 퇴거가 두드러진다.
긴자 중심을 지나는 추오 도오리 주변에 세워진 한 빌딩. 긴자 미쓰코시와 마쓰야 긴자에 둘러싸인 좋은 입지로, 이제까지 공실 모집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8월 중순 시점에는 9개 층 중에서, 적어도 2개 층은 공실, 한 개 층에는 폐점 전단이 확인되었다. 긴자 렌가 도오리나 나미키 도오리 등, 추오 도오리에서 들어가다 보면, 폐점 전단이 붙은 점포들은 더 늘어난다.
이제까지 인바운드 고객을 적극적으로 모아 왔던 반동이기도 하다. 도큐 플라자 긴자에 입주한 롯데 면세점은, 임대하고 있는 2개 층 중에서 의약품을 취급하는 일부 구획만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주력인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구획은 아직도 파티션이 가로막은 채, 매장에 들어갈 수도 없다. 담당자는 '영업재개 시기가 읽히지 않는다.'라고 한탄한다.
개업 직후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을 받은 신축 빌딩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9년 12월에 준공한 긴자 마로니에 테라스에서는 8, 9층이 입주 예정이었던 입주자가 계약을 취소한 듯하다. 같은 구획에서는 평당 4만 엔의 임대료로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4월에 개업한 '한큐한신 긴자 빌딩'에서는 5월에 오픈 예정이었던 미용실이 직전에 입주를 취소하였다. 신축 빌딩을 둘러싸고는 입주자가 들어온 뒤, 임대료가 발생하면 매각하려고 했는데, 자금 회수가 어려울까 입주자도 없는 이 상황에 빈 빌딩을 그대로 매물로 내놓은 건물주도 있다.
긴자의 공실률은 현재 2.2%이지만, 현재 해약통지가 발생한 물건들이 채워지지 않는 경우, 공실률은 7%까지 뛰어오를 수도 있다.
아오야마/긴자 모두, 현재는 우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전과 같은 조건으로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는 건물주가 많다. 한편, 입주 확률이 높은 입주자에게는 가격을 낮추는 협상도 받아들이고 있으며, 수개월간만이라도 임대료를 감액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이제껏 상승기조에 있었던 상정 성약 임대료는 2020년 4~6월 3개월 동안 5%이나 하락하였다.
상업시설 개발자나 중개업자는 해약 통지량은 리먼 쇼크 때보다 크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리먼 쇼크 당시에는 충격의 영향이 점진적으로 현재화되었으나, 이번에는 단기간에 입주자의 매출이 소실되었다. 감염 확산이 안정될 것 같지 않고, 영업을 포기하는 입주자가 꼬리를 이어 발생하고 있다. 집 임대료 지원을 시작으로 하는 국가의 보조금이 끊기는 단계에서 엄청난 퇴거 사태가 찾아올 것으로 본다.
퇴거가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입주자와 건물주간의 마찰도 보인다. 도쿄 도내의 중심에 다이닝 레스토랑을 다수 운영하는 글로벌 다이닝은 7월 말까지 레스토랑 5개 점포로 구성된 G-zone 긴자를 폐점하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임대료나 공조 비용의 감면을 요구한 글로벌 측에 대해, 감면폭 축소와 해약이 원칙상 불가하다는 정기 임차계약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하는 건물주와의 갭을 메꾸지 못하고 해약에 이르렀다고 한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건물주는, 입주자의 임대료 감면에는 간단히 응하지 않는다. 도쿄 도내 건물 관리자는 '임대료 감면을 거부한 결과, 입주자가 퇴거하고 그 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 기회손실이 발생한다. 현장에서는 입주자와 고통분담을 하는 편이 중장기적으로는 유리하다고 생각하나, 투자가(건물주)에게는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혔다.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에 의하면, 긴자에 세워진 한 상업시설에서는, 최근에 계약 갱신을 맞이하는 입주자에게 건물주가 임대금을 증액하자고 요구하는 케이스도 있었다고 한다.
경원시되는 지하 1층
상업지구 안에서 좋은 입지의 서열도 바뀌려 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1층 다음으로 임대로가 높은 층은 2층이나 지하 1층이었다. 지하 1층은 길가에서 직접 가게로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장점에 더해, 계단을 내려오는 동안에도 점포의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환기가 어렵고, 밀폐된 공간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입주자가 지하 1층을 기피하게 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3층 이상의 높은 층수에 대한 문의가 더 강하다고도 전해진다.
한편,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는 '외출 자숙 권고 때문에 사람들의 외출이 계속 줄어든다면, 광고탑으로서의 존재의의도 다시 생각하려고 하는 입주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긴급사태 선언 해제 후 3개월이 경과하였으나, 상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입주자의 매출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전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대형 개발회사의 상업지구 담당자는 '좋은 입지에 유명한 브랜드를 입주시키면, 수익도 늘어나던 시대는 끝났는지도 모른다. 특정 고객에게만 어필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소구력이 있는 물건이 요구될 것이다.'라며 위기감을 드러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나간 후, 상업 지구의 모습은 아직도 앞이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