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가 해외진출에 고생한 이유(소년점프)
일본 만화가 해외진출에 고생한 이유(소년 점프)
미국에서 일본 만화를 소개하려는 움직임 자체는, 애니메이션을 미국에 소개하려던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TV 애니메이션인 'ASTRO BOY (철완 아톰)'가 미국에서 방송되어 인기를 얻고 얼마 되지 않은 1965년, 만화책 'ASTRO BOY'골드 키 코믹스에서 출판하였기 때문에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원본과는 동떨어진 작품이었다.
한편, 원작을 그대로 사용하여 만화를 출간하게 된 것은 나카자와 케이지의 '맨발의 겐'이 시작이었고, 여겨져 1970 년대 후반에 결성된 평화 운동 단체의 자원봉사 번역본인 'GEN OF HIROSHIMA'이 그것에 해당한다.
미국은 도서 유통 구조가 일본과는 다르다. 일본에서는 도한이나 닛산 등의 주요 중개거래업체가 출판사에서 원고나 단행본을 받아, 전국의 서점을 대상으로 책 유통을 독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로서는 만화책을 포함한 잡지 등 서적 일절을 중개업체에 맡기기만 하면 된다.
복잡한 도서 유통 구조가 벽이 되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더 복잡하다. 국토가 큰 탓도 있고, 일본과 같은 중개 업체도 중개 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출판물의 종류마다 전문 중개업체가 있거나, 출판사의 출판 계획 설명서 카탈로그를 가지고 소매점에 영업차 방문 판매하는 세일즈맨이 있다.
그들이 자신의 지역 · 분야별로 유통 채널을 형성하고 있으며, 출판사는 복잡한 위탁관계 속에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만화책은 코믹스 숍으로 유통되는 다이렉트 시장이 있어서, 주로 그 채널을 통해 판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애니메이션이 겨울의 시기를 맞아 인기가 저조해진 데다, 번역의 어려움 (후술)이나 복잡한 유통이 벽이 되어, 만화의 진출도 계속
지연되는 시기가 이어졌다. 영어 교육을 목적으로 일본인을 위해 출판된 영어판 만화가 있었으나, 상업적으로는 존재감을 드러낼 만한 것이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과 같이 일부 소수의 일본 만화 팬 층이 형성되어 왔다.
1970 년 코믹 북 컨벤션 이벤트를 실시하는 약어 코믹-콘 (Comic-Con)이 탄생했다. 코믹-콘은 곧, 미국 최대의 만화 축제가 되어,
전 세계에서 10만 명 단위의 방문객을 유치하게 되었고, 회장 주변에서는 코스프레를 입은 젊은이들이 나와 함께 즐기는 대형 이벤트로 발전하지만, 그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호리 부치 세이지는 1986 년의 코믹-콘에 대해 이렇게 실상을 소개하고 있다.
아직 규모가 상당히 작은 상태였고, 지금 (2006 년)과는 상당히 양상이 달랐다. 개최 장소도 현재의 컨벤션 센터와 같은 넓은 전용
장소가 아니라 샌디에이고 시가 운영하는 체육관 같은 곳에서 실시되었다. 참가자도 당시에는 1만 명이 못 되는 숫자였다.
1986 년 당시 코믹 콘은 완전한 '너드 (Nerd = 괴짜)의 세계'였다. 메인은 어디 까지나 만화책을 모으는 수집가들이었으며,
참가 업체도 미국 애니메이션, 코믹스 출판사와 만화책 판매점이 중심이 되었다. 분위기 적으로는 일본의 동인지 만화 축제 인
'코미케'의 규모를 작게 축소시킨 것 같은 느낌이었다.
90 년대 들어 일본의 만화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는 아직 일본 만화 시장은 미국에서 아주 마이너 한 것이었다. 그 와중에 상업적인 만화 출판이 점차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0 년대에 들어서서이다. 주된 수요층이 수집가가 에서 일반 독자로 파급되는 등 서서히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1990 년대 말부터 일본 만화는 비약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전격! 피카추', 'NARUTO' 등의 작품 외에도 다카하시 루미코 'INU-YASHA', 나카조 히사야 'Hana-Kimi', 아라카와 히로무 "'강철의 연금술사', 야자와 아이 'NANA' 등 판매 호조를 나타내는
만화책은 끊임없이 등장하였고,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도 간행되게 되었다.
그 발전을 기반으로 '소년 점프'의 미국 버전이 출간되었다. 그것은 일본 만화가 해외에서 메이저화 한 것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이기도 했다. 'SHONEN JUMP '는 미국 잡지 최초의 내셔널 코믹 매거진으로서 2002 년 11 월에 창간되었다. 창간호의 발행 부수는
50 만부. '유 ☆ 희 ☆ 왕'카드를 부록으로 한 것도 있고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미국에서는 잡지의 87 %가 정기 구독 형태였으며, 'SHONEN JUMP'의 성공은 만화의 기초 독자를 늘려 저변을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영어판 만화책의 성공은, 전 세계 영어권 독자를 대상으로 확대해 갈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으며, 영어권을 넘어 다국어 번역으로의
기회도 생기게 되었다.
한편, 만화의 해외 진출은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제작상의 어려움을 수반한다. 그것은 일본인과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 · 관습적인
차이에서 생기는 것이었다. 만화의 번역 출판에 종사한 호리 부치 세이지 씨는 실무자답게 내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세로 쓰기와 오른쪽으로 넘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일본 만화를, 가로 쓰기와 왼쪽으로 넘기기 포맷으로 전이시키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가 첫 번째 과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 채용된 것은 반전 인쇄방식이다. 거기에 문장을 읽는 방향도 오른쪽부터 시작되던 것을 왼쪽부터 읽은 방향으로 바꾸어야 하며 이와 함께 말풍선의 모양, 방향 등을 다시 그려내야 했다.
일본 만화는 번역이 일관되지 못하다
두 번째 과제는 번역 자체의 어려움이다. 만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은 독특한 단어가 자주 등장하며,
오노마토페 (의성어 · 의성어 · 의태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은 일본어의 특성상 생겨난 것이지만, 번역시에는
어떠한 단어로 대체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또한 동시대에 일본에서 쓰이는 유행어가 등장하는 것도 일본의
대중문화에 빗대어 보면 당연한 현상이겠으나 이를 번역하는 것은 꽤나 골치가 아프다.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이해하면서 미국의 독자에게 호소할 수 있는 단어를 찾는 작업을 매번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 때문에 오히려 일관된 번역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낳았다.
그중에서도 난도가 높았던 것은 오노마토페의 번역이었다. 본래 오노마토페는 단적인 표현에 불과한 것이지만, 영어로 번역하면서
등장인물의 대사나 장면 모두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도 있다.
등장인물이 던진 야구공이 갑자기 공중에서 멈추는 장면이 있었다고 하자. 일본의 만화라면 '훗'이라는 오노마토페를 적어 넣음으로써 그 장면을 쉽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만화의 상식으로는 [중략] 갑자기 볼이 정지한 것을 전달하려면, 그 광경을 본 다른 등장인물의 대사를 활용하여, 거기서 일어난 현상이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해야만 한다. 따라서 미국 만화책의 지면에는 문자가 압도적으로 많아진다. 이래서는 만화 같은 역동감이 살아나지 않는다.
이러한 어려움은 인쇄 출판물에 국한되며,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정도의 고민은 없었을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예시 외에도 만화책의
표지 디자인이라던가 커버의 차이는 당연히 있었던 것이며, 폰트 사이즈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방식 등, 상기 한 과제 외에, 표지 디자인과 풍선의 차이는 당연히 있을 것이고, 글꼴 크기를 자유자재로 사용 방식 등 미국 만화의 상식에서 벗어난 다른 '만화 스타일' 전체가
번역 출판의 과제가 된다.
'만화 스타일'을 최대한 지키려고 하면서 번역해 나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만화의 '세계화'현상을 살펴볼 때,
평범한 작업이 켜켜이 쌓아가며, 이러한 과제들과 마주하고 해결해 온 당시 실무자들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