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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패션업계의 리벤지 소비

어패럴, 입지가 가른 리벤지 소비의 명암.

회복이 빠른 아울렛, 가라앉는 대형 백화점

 

 

6월 중순의 어느 주말. 도쿄 도내의 대형 백화점 여성복 판매 매장에서는, 각종 브랜드가 재빨리 여름 라인업 전시를 시작하고 있었다. 매장에는 '2점을 구매하시면 추가 10% 할인'이라는 구매 권장 팝업도 눈에 띈다.

'방문객이 급증하여 3밀이 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백화점은 대대적인 세일을 고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각 브랜드 판단으로 세일을 각자 진행하고 있다.'라고 판매원인 여성은 이야기한다. 통상적인 세일 시즌과 비교하여 매장 분위기는 한산했다.

외출 자숙기간 이후 반동에 의한 리벤지 소비는, 4~5월에 힘든 시기를 보낸 어패럴이나 잡화를 취급하는 소매점의 피해를 얼마나 회복시켜 줄 것인가. 점포에 설치한 카메라나 센서로 방문자수를 파악하고 있는 AI벤처회사 'ABEJA'의 데이터와 어패럴 각 회사의 데이터를 확인해보면, 입지나 업태에 따라 명암이 크게 갈린 것을 알 수 있다.

 


 

 

시부야 / 도시마 / 신주쿠는 저공비행

 

ABEJA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어패럴, 잡화 취급 소매점(조사점포수 244곳)의 6월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 정도까지 회복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유독 높았던 도쿄 23구 내의 점포는, 23구 외나 지방과 비교하여 방문객 수 증가속도가 둔하였다. 특히, 젊은 층의 방문이 많은 시부야, 데지마, 신주쿠의 3구에서는 회복세가 약 50%에 그쳐 저공비행이 이어졌다.

출점한 지역의 업태별로 분류하여보면, 가장 빠르게 부활한 것은 아울렛 몰이었다. 5월 마지막 주에는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90% 수준까지 급 회복되었다. ABEJA에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점포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고바야시 씨는 '수도권 근교형 아울렛 몰로 고객들이 많이 찾아갔다. 리벤지 소비와 세일 개시가 효과를 보아 소비자가 한 번에 구매하는 상품 수도 매우 많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울렛 몰과 같이 회복이 눈에 띄는 곳은 이온 몰이나 라라포트 등으로 대표되는 교외형 쇼핑센터이다. 6월 3주 차에는 방문객 수가 80% 수준까지 회복되었다. 자동차로 직접 방문할 수 있는 편리함이나, 시설 안에서 슈퍼마켓 등에 들러 일용품도 동시에 살 수 있는 높은 편의성이 조기 회복을 지원하였다.

쇼핑센터의 회복세는 다수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임차인의 매출 동향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글로벌 워크'나, '로리즈 팜'등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를 전개하는 아다스트리아는, 3~5월 기존 점포의 매출 누계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54.9%로 크게 줄어들었으나, 6월에는 99%까지 급 회복하였다.

 


 

 

대형 백화점은 두 자릿수 감소가 이어졌다

 

퍼스트 리테일링 산하의 '유니클로'는, 6월 국내 기존 점포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6.2%로 좋은 성적을 냈다. 이것은 세일 효과도 컸다고 보인다. 예년에는 5월에 1주일 정도 기간을 가지고 실시하던 '유니클로 탄생 감사제'를 올 해에는 6월에 15일간 대폭 일수를 늘려 개최하였다.

한편, 인구가 모이기 쉬운 도심에서도 거리 인근에 차려진 점포는 상황이 좋지 않다. ABEJA의 데이터에서는 거리 인근 점포의 방문객 수는 6월에 들어서도 작년 동기 대비 50% 이하의 수준이었다.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고, 긴자나 신주쿠 등 도심의 거리 점포가 고객 방문수가 크게 줄어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경향은 백화점도 같다. 대형 백화점의 6월 의류품 부문 매출액은, 미쓰코시 이세탄이 전년 동기 대비 29.4% 감소, 다이마루 마쓰사카야가 22.3% 감소, 다카시마야가 18.9% 감소로, 여름 세일이 시작되었음에도 2자리 수 감소가 이어졌다. 이벤트나 여행 등 스트레스 해소의 장소가 제한되어있는 이상, 백화점에서 취급하는 중, 고급 가격대의 외출복이나 슈트는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어느 대형 어패럴의 간부가 밝힌 바와 같이, 통상적이라면, 가장 먼저 회복되었어야 하는 루미네(JR동일본계)와 같은 도심의 패션 빌딩의 회복도 매우 늦어지고 있다. 루미네는 혼잡 방지를 위해서, 매년 항례처럼 행해지던 여름 전관 세일을 올 해는 취소하였다. 사람으로 붐비기 쉬운 도심이나 역 주변 등의 입지는 식품 등 일용품을 한 번에 구매하기 힘들게 구성하여둔 터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하에서 회복이 더 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6월에 회복 기조에 들어선 점포에서도 향후의 전망에 대해서는 절대 방심할 수 없다. 쇼핑센터 향 브랜드를 전개하는 중견 어패럴 업체의 간부는 리벤지 소비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순간에 끝나버렸다고 이야기한다. 복수의 어패럴 기업 중견사원도  기후 불순이나 감염자 수 재확산의 영향도 있어, 7월 중순부터 매출은 다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실제로 ABEJA의 데이터에서도 방문객 수(전국)의 회복세는 6월 3주 차를 피크로 다시 하향세에 있다.

교외 쇼핑센터를 중심으로 점포를 전개하고 있는 청바지 전문점 라이트 온의 6월 기존 점포매출액은 세일 효과도 있어서 전년 동기 대비 109.8%로 급회복하였다. 하지만, 7월에는 한 주 한 주를 보낼 때 마다, 고객 수가 줄어들어, 작년 동기 대비 86.3%로 전락하였다. 6월에는 거의 전년 동기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였던 아다스토리아도 7월 기존점포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0.1%으로 다시 떨어졌다.

 


 

세일 효과는 6월 말로 일단락되었다

 

많은 어패럴 점포는 대량으로 남겨진 봄, 여름 상품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예년보다 앞선 6월 초부터 여름 세일을 개최하였다. '어떻게든 지금은 모든 회사가 이익을 도외시하더라도 상품을 판매하여 현금을 확보하려는 의식이 강하다.'(업계 관계자) 세일은 이른바 해열제 같은 역할을 했지만, 그 효과는 6월 말에 끝나버렸다.

세일 효과가 끝나던 시점에 감염자 수 증가가 겹쳐서, 8월 이후의 점포 매출이나 방문객 수는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만 늘어나고 있다. 외출 자숙 분위기나 소비심리 저하가 장기화되면, 많은 어패럴 기업은 외식 기업과 비슷하게 고정비 삭감을 위해서 대규모 점포정리를 할 수밖에 없다.

복수의 소매점 관계자에 따르면, 6월에 급 회복한 쇼핑센터도, 고객 방문수 정도에 따라 우승열패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ABEJA의 고바야시 씨는 '지역 1번 점포와 같은 경쟁력이 높은 쇼핑센터는 급속도로 회복한 데에 비해서, 2번째 점포나 3번째 점포의 고객 방문수가 늘어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시설 간 격차에 따라 현재화한 인상이 강하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지역 개발자와 함께 출점 점포수를 늘려왔던 어패럴 회사들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기로 점포망을 엄격하게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지도 모르겠다. 또한, 시설 측의 영업방침에 좌우되지 않는 교외의 도로 부근 점포 가치가 재차 주목받게 될 것이다. 긴급사태 선언 하에서도, 워크맨이나 시마무라 등 교외 도로 옆 점포를 주축으로 하는 기업은 대부분 점포에서 영업을 계속 유지하였고, 비교적 뿌리가 튼튼한 매출을 유지하였다.

 


 

무인양품은 교외 도로에 인접한 매장을 적극적으로 추진

 

양품 기획 마쓰자키 사장은 7월 결산 설명회에서, '향후에는 고객에게 보다 가까운 근교의 도로변 매장 전개를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대부분의 무인양품이 쇼핑센터 안에 출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가항력으로 임시휴업을 강요받았던 상황을 감안한 발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수는 재확대 경향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있다.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하는 어느 어패럴 회사의 간부는 '4~5월은 집에서 소비하는 온라인 쇼핑을 통한 매출이 늘어서, 매출도 어느 정도 보전되었으나, 이 온라인 쇼핑마저 상황이 악화될지도 모르겠다.'라고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많은 어패럴 기업은 리벤지 소비의 효과가 잡히기도 전에 끝나버린 터라, 한 숨 돌릴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힘든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을 상정하고, 출점이나 입지전략을 재검토하여야만 하는 위기에 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