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규제가 촉발시킨, 한국 반도체소재 '국산화'
일본 기업의 점유울 저하, 한국의 해외기업 자국 유치는 진전중.
일본정부가 한국에 대해, 수출관리로 우대조치를 제공하고 있던 '화이트 리스트'(그룹 A) 에서 한국을 제외하며, 반도체 관련 재료를 포함한 포괄수출 허가를 개별 수출허가제로 변경한 후, 1년이 지났다. 이에 대해 한국은 강하게 반발하였고, 국민들은 강력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일으켰다. 일본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취한 이유로서, 1) 수출관리제도를 운영하는데 있어, 전제가 되는 한일간의 신뢰가 상실된 것, 2) 한국의 수출관리에서 부적절한 사안이 발견된 것을 들어, 한국측은 징용공에 대한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최고재판소) 판결을 시작으로 하는 징용공 문제에 대한 보복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1년간, 한일의 무역은 어떻게 변했는가. 한국 경제에 정통한 일본종합연구소의 전문가에게 그 변화의 궤적을 문의하였다.
한국의 '탈 일본' 움직임은 확실해졌다
――2019년, 수출관리조치 변경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는 경제문제가 외교문제가 되었고, 또한 국민 사이에서 감정적인 대립도 생기게 되었다. 그러한 와중에 일본에서는 '수출관리강화는 한국기업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하는 견해가 많은데 이에 대항하여 한국정부는 '국산화를 진행하여 탈 일본을 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한국기업이 데미지를 받을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았다. 수출관리강화 후의 움직임도, 우선 데이터를 확인해보고자 한다. 일본측이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전환한 품목 중에서, 포토레지스트와 불화수소의 대 일본 수입금액을 확인해보자.
포토레지스트 중에서도 개별허가 대상이 된 것은 미세화에 필요한 EUV(극단자외선)향 제품이지만, 통계상으로는 구별되어있지 않다. 19년 전반기의 포토레지스트 수입금액은 3,000만 달러 전후의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7월의 수출관리 강화 직후에, 수급 안정을 위해 급히 조달한 탓에 5,00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그 후에, 일단 2,00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까지 감소하였으나, 동년도 8월에 최초로 수출허가가 내려져, 12월에 한일 특정기업간의 거래에 한하여, 최장 3년간 허가를 일괄하여 얻을 수 있도록 조처되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조치 전의 3,000만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기업이 시계 시장의 약 90%를 점유하고 있는 품목이지 않은가.
정확하다. 포토레지스트에 관해서는 일본기업 의존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주의하여야 할 점은 '탈 일본'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 근거 중 하나는, 삼성전자가 일본기업인 JSR과 벨기에 기업과의 합병회사로부터 조달을 늘리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하나는 미국 조달처였던 듀퐁이 2020년 1월에 한국에서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점을 주목하여야 한다.
고객과 가까이에 공장을 두고 생산을 진행함으로서, 점유율을 늘려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도록 도툐쿄응화공업(도쿄오우카코교)가 최근에 인천공장에서 EUV용 포토레지스트 양산을 시작하였다.
회복되지 않는 불화수소 수입금액, 한국의 국산화가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불화수소도 일본이 세계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품목이다. 또한 그 품질이나 순도에 대해서는 일본측에서 '한국은 절대로 초 고순도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도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에 있어서 불화수소 수입처는 중국이 1위, 일본이 2위이다. 반도체 제조에는 500개 이상의 공정이 있으며, 그 안에서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공정은 10% 정도이다. 공정마다 사용하는 순도에 차이가 있어서, 초 고순도 제품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일본은 스켈라 케미파와 모리타 화학공업이 주요 제조사이다.
데이터를 살펴보자. 한국의 수입금액은 수출관리 강화 전에는 월간 600만~750만 달러 규모의 추이를 보이나, 규제가 본격화 된 8월 이후에는 100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본기업에는 수출허가가 19년 말까지 내려지지 않고, 포토레지스트와는 대조적으로 원래 수준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 말하는 '국산화'의 영향일까.
그 영향이라고 보여진다. 수출관리를 강화한 후, 한국은 국산화와 수입처 다각화를 빠르게 실시하여 작년 가을 초입부터 국산품으로의 대체 활동이 시작되었다. 디스플레이에서는 반도체만큼 고순도의 불화수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 LG디스플레이가 국산 불화수소로 전환하였다. 삼성전자도 19년 9월에 반도체 제조공정의 일부에 국산제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하였다. 일본에서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국내 기업과 협력하여 국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래에, 일본에서 수입중이던 고순도의 액체 불화수소를 가지고 에칭액을 제조하고 있던 솔브레인 등의 기업이 중국이나 대만에서 액체불화수소를 수입하여 생산을 시작했다. 확실히, 순도는 일본 제품보다 낮겠으나, 반도체 생산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아 꽤 고순도의 제품을 만들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민관일체로 예상 이상의 성과를 보이다
――한국정부는, 국산화 지원이나 수입다각화, 해외기업 유치 등의 대책을 계속 타진하였다. 그 효과는 어떠한가.
일본이 예상하고 있던 것 이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 주목해야 할 점은, 반도체생산 강화를 위해 민관일체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황의 파도가 격하다고는 하나, 반도체가 장차 성장산업의 하나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중국의 맹추격에 대항하기 위해서 삼성전자는 최근에 미세화 수준이 높은 메모리 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프로세서나 이미지 센서,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추가로 올 해 6월에는 서울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평택공장에 NAND형 플래시 메모리 생산라인 건설을 발표하였다. 미국의 경제제재로 중국기업의 생산이 생각보다 진전이 없는 사이에, 압도적 우위의 입지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를 옅볼 수 있다.
한국정부도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타진하며, 자동차나 바이오/의료, IoT 등의 분야에서 수요창출을 도모하는 한편, 팹리스 기업의 육성이나 인재 육성, 연구개발 등을 지원 할 계획을 세웠다. 반도체 생산의 강화를 위해, 민관이 하나가 되어체제를 정비 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경제구조는 재벌을 시작으로 대기업 중심이다. 일본과 같은 중소기업의 저변 확대가 반도체 업계에서 진전이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 주도의 경제는 한국경제를 확실하게 성장시켰으나, 그 폐해도 많이 발생하였다. 한국의 역대 정권은 중소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워 왔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대기업 주도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수출규제 강화를 계기로 국산화가 급선무가 되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력하여 개발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움직임이 본격화 될 지를 주시하여야 하겠으나, 한국 산업계에 있어 이제까지와는 다른 관계가 창출되고 있다. 이 움직임을 경시하여서는 안된다.
반도체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기업이 한국 내 생산도 활발해졌다. 실리콘 웨이퍼는 대만계 기업이 한국에 공장을 증설하였고, 앞서 언급한 듀퐁의 움직임도 주목해야 한다. 일본기업 중에서도 도쿄응화공업이나 칸토전화공업 등이 현지생산을 진행하는 한편, 도쿄일렉트론도 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였다.
한일간 경제 분업체제는 무너질까
――위안부나 징용공 문제 등, 역사문제로 한일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경제면에서는 한일간 밀접한 관계를 구축/유지하며 국제 분업으로 win-win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이런 관계가 무너지게 되는 것일까?
한일 경제관계를 살펴보면, 기업활동을 통해 밀접한 서플라이체인이 구축되어 있고, win-win의 관계가 형성되어 왔다. 그것이, 이번 수출관리 강화로 흔들렸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일본기업은 일본에서 수출하는 루트를 포함하여, 제3국으로부터 한국에 수출을 하거나, 한국 현지에서 생산을 확대하는 방법 등, 공급망 재편성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발전함과 동시에, 향후 한일관계 뿐 아니라 대만이나 중국기업과의 협력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한일 기업은 국가간의 대립을 극복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분업체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