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오사카의 500엔 택시를 덮쳤다
일본 택시는 한국과 다른 요금체계를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인이 보기에 요금이 꽤 높은 편이다.
인적이 없는 시골길을 20여 분 달릴까 하면, 벌써 4,000엔 이 훌쩍 넘은 미터기를 보고 진땀이 흐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기본요금부터 약 700엔 대로 설정되어, 일본인도 쉬이 이용할 수 없을 정도의 택시 요금이지만,
유독 저렴한 기본요금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고장이 있다. 오사카의 저가 택시 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오사카 중심부에서 택시를 타려고 불러 세우고 나니, 뭔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차 문에 붙은 요금 안내표. '첫 승차 시 500엔',
'5천 엔초과시 분당 50% 할인', '장거리 반액'이라는 요금 특전이 적힌 택시가 유독 많이 보인다. 우리 택시회사는 무조건 쌉니다.라고 주장하는 택시 요금표를 보고 있자니, 입지에 대한 감각이 없는 다른 지역 사람들은 살짝 압도당할는지도 모르겠다. 오사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초기 요금 500엔, 통칭 원코인 택시라 불리는 상징적 존재에 다시 한번 놀란다.
이렇게 요금 제도가 엉망진창인 것은 오사카뿐이다.
2017년 오사카를 회상하면, 미나미(난바, 신사이바시 주변)에서 야간에 원코인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 신오사카 근처까지는 3,000 엔 정도의 요금으로 귀가가 가능했다. 통상 기본요금은 2km에 660엔을 내는 택시라면, 3,800 엔 전후 정도임을 고려하면, 꽤나 저렴한 요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500엔 택시 외에도, 520~660엔 폭 안에서 초기 요금을 설정한 택시회사는 많았다. 최근에는 공공 운임 폭의 개정에 따라, 긴키 운송국에 의해 재검토가 이루어지는 등, 이전만큼 저렴함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승차장이나 노상에서 택시를 잡았을 때, 염가 택시를 발견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런 운임제도는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 걸까?
오사카의 한 택시회사 임원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다른 지역은 대체로 초기 요금이 통일되어있지만, 오사카만 이상하리만치 뒤죽박죽이다. 예를 들어 힘이 센 회사가 '우리는 이 요금으로 가야겠다.'라며 낮은 요금을 설정하면, 그 요금이 용인되어 버린다. 조합에 소속되어 있지 않거나, 들어가 있더라도 힘이 없어서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 보면, 무리하게 가격을 맞추지 않아도 되겠다고 주장도 할 수 있다. 요는 자유경쟁이라는 논리이다.
가령, 10엔 단위 차이라도, 가격이 저렴한 택시에 타고자 하는 승객의 심리도 함께 작동한다. 이것은 오사카 사람의 진리이기도 하며, 특수성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조금 잠잠해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과도한 가격경쟁이 남아있다. 대도심권에서 이렇게 승차요금이 엉망진창인 것은 오사카밖에 없을 것이다.'
독자적인 풍습이나 문화가 색 짙게 남아있는 오사카의 택시 사정은 현재 어떻게 변해있을까. 코로나 바이러스 확대 이후인 5월 하순에, 오사카 메인 스트리트 중 하나인 미도스지의 신사이바시역 앞에서 택시를 잡았다.
'오사카의 택시요금은 아마도 일본에서 가장 저렴할 것이다. 도쿄에서 온 사람 모두가 오사카의 택시요금을 보고 놀란다. 단, 드라이버로서는 메리트가 없고, 실 수익은 적다. 장사로 보아서는 벌이가 시원치 않다.'
한 50대 택시 드라이버는 택시에 탑승하자마자 위와 같이 말했다. 보통은 간사이에서도 유수의 고급 주점 거리가 모여있는 기타 신치를 거점으로 하고 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연한 영향으로, 영업 사정은 매우 악화되었다. 매출은 약 3분의 1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오사카 승객이 많은 곳은, 미나미와 기타(우메다, JR 오사카 역 주변)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에는 텐노지나 텐만 등에서도 손님이 많지만, 역시 미나미/기타가 드라이버에게 있어서는 수익을 기대하는 지역이다. 미나미 지역은 고객층이 썩 좋지 않고, 타지에서 온 손님들은 야박하다.
그래서 나는, 줄곧 기타 신치나 기타 지역을 메인으로 운행을 해 왔다. 그곳은 접대를 주로 하는 손님들이 많이 택시를 이용하기 때문에, 길을 잘못 들었다든지, 요금 속일 생각 하지 말라는 등의 클레임을 거는 손님이 적어서, 이 지역에서 계속 살아온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그랬던 것이 2월부터는 상황이 일변하였다. 우리 회사에서도 그만둔 사람이 꽤나 있다. 언제까지 이 상황이 이어질지, 그보다 회사가 계속 사업을 유지할 체력이 있는 것인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전자들이 맞이한 벽
도쿠시마 현에서 태어난 운전사 이마노 씨는,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시내의 공무점에서 근무했다. 30대에 자신의 공구점을 일으키지만, 불황 때문에 도산하게 되었다. 지인이 대표로 근무하는 회사의 권유를 수락하여 오사카 시내의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나 그리 길지 못하였다. 택시 운전사를 직업으로 선택한 것은 40대가 되어서이다. 이후에는 10년이 좀 안되게 운전사로서 생계를 이어오고 있다.
입지 감이 없는 이마노 씨가 가장 먼저 맞닥뜨린 것은 '언어의 장벽'이었다.
'원래 운전은 그렇게 힘들어하는 편이 아니다. 40대에 이 업계에 들어온 후, 벼랑 끝에 선 마음으로, 열심히 꽤나 긴 시간 동안 일을 해 왔다. 그럼에도 30만 엔을 버는 게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은 손님이 '운전사 양반, 간사이 출신 아니시지? 오사카나 간사이 사투리를 못써서야 돈벌이가 시원치 않겠어'라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때부터 주점 등에서 간사이 사투리를 공부하였고, 지금은 간사이 사람과 비슷할 정도로 간사이 사투리는 몸에 익히게 되었다.(웃음) 오사카는 역시 특수한 지역인가 봐, 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각이지만, 오사카에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 많다. 규슈나, 츄고쿠 지방이나, 특히 시코쿠 출신이 많은데, 오사카보다 서쪽에서 온 사람이 모여드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중에는 원래 조직폭력배였던 사람이나, 사채를 빌린 후에 도망쳐 온 사람, 회사 사장이었던 사람도 있어러 버라이어티 하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그런 사람들도 모두 간사이 사투리를 쓰려고 애쓰는 모습이 재미있다. 그런 지역은 아마도 오사카밖에 없지 않을까.'
모두에 이야기한 것처럼, 보다 낮은 요금을 도입하는 등, 저렴함을 무기로 하는 택시 회사는 많다. 손님에게는 이용상의 메리트로 작용하지만, 운전사에 세는 이 '오사카 제도'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가령, 단거리 운행요금을 낮추어서 이용자 모수가 늘어난다고 하면, 그것은 택시 본래의 역할인 다리로서 기능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가격을 낮춰서 손님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적은 파이를 그저 저렴한 가격으로 서로 빼앗으려고 싸우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전에, 이용자 대비 택시 수가 너무 많기도 하다. 그러한 배경도 있어서, 오사카의 택시 운전사들은 결고 좋은 대우 속에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14년 개정된 택시 적정화 / 활성화 특별조치법(특정지역 / 준 특정지역 택시 사업적 정화, 활성화 특별법 조치법)의 시행으로, 택시가 많은 지역에서는 국가가 제정한 범위 안에서 초기 요금(공정 운임 폭)이 의무화되었다.
그런 와중에도 공정 요금 범위를 하회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운행을 유지해 온, 오사카 택시 회사인 '원코인 돔'은 국가에게 가격 인하를 강제하지 못하도록 요청하는 소송을 일으키고 승소하였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2개 회사가 원코인으로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오사카 택시 업계의 특수성을 나타내는 에피소드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오사카의 택시운전사들은 돈벌이가 어려운가
장거리 할인에 대해서는, 보다 수입에 직결되는 면이 크다. 이 독자 제도는 택시 운전사들의 수입을 마구 깎아내리고 있다.
'운전사들에게 있어, 가장 벌이가 좋은 것은 장거리 운행이다. 기본적으로 이익은 장거리에서 낼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전철이 아직 운행되는 시간대에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면 택시를 타는 일은 없다. 그러므로 심야시간대에 얼마나 장거리 운행을 하는가(장거리 이동을 원하는 손님을 얼마나 많이 만나는가)에 따라 수입이 전혀 달라진다.
심야에 이동해야 하는 사람은 달리 수단이 없기 때문에, 요금이 이용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지 않으며, 접대를 하는 사람들도 상황은 같다. 그러므로, 장거리 할인은 어디까지나 회사 상황에 맞춘 제도에 지나지 않으며, 택시 운전사에게는 단순히 수입이 줄어드는 것일 뿐이다. 교외에 먼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돌아오는 길에 손님을 태우지 못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결코 효율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오사카는 승차요금도 일본에서 가장 저렴할지도 모르지만, 월급도 가장 낮을 것이다. 라며 자조적으로 웃는 이마노 씨. 하지만, 오사카 택시업계의 급여가 일률적으로 낮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 시점에서 급여에 관한 흥미진진한 데이터를 소개하고자 한다.
택시 백서 시리즈(도쿄 전세택시 / 택시 협회)에 따르면, 2000년 오사카 택시 운전사의 연간 추정 수입은 316만 엔. 전국 톱인 도쿄가 443만 엔임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있고, 전국 평균 338만 엔을 하회하고 있다. 근속연수도 7.3년으로 전국 평균인 9.5년보다 낮다. 그런데, 2019년 전국 택시 연합회의 통계조사를 살펴보면, 오사카의 추정 수입은 412만 엔이 되어, 전국 추정수입 360만 엔을 상회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도쿄, 시즈오카, 가나가와에 이어서 전국 4위로 오를 만큼 수입이 늘어났다.
근속연수는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7.3년으로, 전국 평균에서 3.2년 하회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추정 통계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오사카 운전사들의 대우가 개선된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겠다. 이마노 씨에게 최근 오사카 택시 시용자 추이를 들어보면 '나쁘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인바운드에 의한 관광객 증가가 관여하고 있다고 보인다.
간사이 지역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자의 특징으로, 단체 관광으로 버스여행을 오는 것뿐 아니라, 소인수로 그룹으로 방문하는 여행객이 많은 것을 들 수 있다. 개인 여행으로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에 따라, 혜택을 받은 운전사들도 많았다고 한다.
'대만이나 홍콩의 개인여행자들은 고객층도 양호하며, 일본인 고객과 시간대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단기여행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은 오사카 성이나 카이유칸, 쓰텐가쿠 등을 둘러보는 손님들도 있고, 호텔에서 USJ까지 이동하는 고객도 있다. 매년 1, 2월이나 7, 8월 등은 감각적으로 하루에 한 번은 모셨던 것 같다.
그들은 효고나 교토가 아닌 오사카에 체류하기 때문에, 호텔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자면, 태우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것도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싹 사라지게 된 부분이 꽤나 아프게 돌아왔다.'
오사카 택시에서 의외로 굉장히 중요한 것
목적지가 가까워지는 것 같아, 마지막으로 오사카만의 '재미있는' 경험 유무를 물었고,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오사카 심야 이용 손님은 우리 운전사들에게 기념품을 주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아마도 가족분들에게 전해주려고 산 기념품이거나, 고객 방문 후에 남았던 것일까. 초밥이나 도시락, 때로는 조금 고급스러워 보이는 주먹밥 등, 타코야키 등 간식거리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보답으로 드릴 것을 생각하다가, 커피나 사탕 등을 상비하고 있다.(웃음) 이것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사람은 또 내 택시를 이용해주거나, 콜택시로 불러주기도 한다. 오사카에서는 의외로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요금 지불이 끝나고, 목캔디를 두 개 받았다. 이런 시절을 살고 있는 만큼, 목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이마노 씨는 떠났다. 차 안에서 나눈 살짝 어색한 간사이 사투리의 여운은 마음 편히 운행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 가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