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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종합상사가 편의점에 집착하는 이유

일본의 종합상사가 편의점에 집착하는 이유

 

대형 종합상사인 이토추상사가 패밀리마트를 완전히 자회사화 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쓰비시 상사도 로손을 자회사화 한다는 소식에, 비즈니스면에서의 일체화를 진행 중이다. 이토추의 TOB는 패밀리마트의 상장폐지를 전제로 하고 있어서, 이것이 현실화되면 이토추와 패밀리마트는 완전한 일체화를 이루게 된다. 어째서 대형 상사는 이렇게까지 편의점 프랜차이즈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대형 종합상사가 편의점에 기대하는 점

 

이토추 상사는 2020년 7월 8일, 자회사 패밀리마트에 대해 TOB(주식의 공개 매수)를 실시하기로 발표하였다. 현재, 이토추는 패밀리마트의 주식 50.1%를 보유하고 있으나, 전체 주식의 취득을 목표로 한다. 기간은 8월 24일까지로 설정되었으며, 매수 가격은 1주 당 2,300 엔이며, 총 매수금액은 5,800억 엔에 달한다. 

패밀리마트는 이미 이토추의 자회사이며, 패밀리마트의 수장인 사와다 타카시 씨도 유니클로의 경영 간부직 등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프로 경영자이지만 원래는 이토추 출신이라고 전해졌다. 최근 패밀리마트와 이토추는 공동으로 사업개발을 진행하는 케이스가 늘어났으며, 이미 두 회사는 일체화되어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토추는 1998년에 세이유로부터 주식을 취득하는 형태로 패밀리마트를 그룹사로 편입시켰으나, 패밀리마트는 2016년에 유니 그룹 홀딩스와 경영통합을 단행하였다. 2018년이 되어서 패밀리마트는 TOB를 통해 이토추의 자회사가 되었고, 다음 해인 2019년에 보유 중이던 유니의 주식을 돈키호테 홀딩스(현재의 팬 퍼시픽 인터내셔널 홀딩스)에 매각함으로써 편의점 사업의 집중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TOB와 비상장화로 이토추는 패밀리마트 편의점 사업을 완전히 자사 내부에 흡수하게 된다. 이토추가 패밀리마트를 흡수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결산대책이다. 이토추의 2020년 3 월기 결산은 매출액이 10조 9,829억 엔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하였고, 순이익은 5,103억 엔으로 기존 실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패밀리마트가 완전 자회사화 되면, 이익은 전액 자사로 귀속되기 때문에 이익의 절대금액을 늘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하나는 판로로서의 역할이다. 이토추가 취급하고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패밀리마트가 판매하면, 자동적으로 이토추의 실적 확대가 가능하다. 

향후, 일본은 급격한 인구 감소가 진행 될 예정으로, 국내 시장은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편의점은 현재 국내 최대의 소매점 체인을 구성하고 있고, 여기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가 국내 소비 관련 사업의 승패를 가를 것이다. 대형 상사가 편의점 매수에 집착하는 이유는 국내 시장 축소를 고려한 움직임이라고 보아도 좋겠다.

 


 

로손에서 무인양품 제품이 판매되는 이유

 

미쓰비시 상사가 로손을 자회사화 한 것도 같은 이유이다. 편의점 도시락을 대표로 하는 채소류 판매금액은 규모가 크며, 식품 제조사나 도매업자에게 편의점은 가장 중요한 판매처 중에 하나이다. 로손에 대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미쓰비시 상사 그룹의 식품회사에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거액을 들여서라도 편의점을 매수하려는 메리트는 충분하다.

로손이 무인양품의 제품취급을 개시했다고 하는 뉴스가 나왔으나, 이것은 상사와 편의점간 관계를 상징하는 이슈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본래 무인양품은 패밀리마트가 취급하고 있었다. 무인양품은 브랜드 파워가 있었기 때문에, 패밀리마트로서는 손님을 모으는데 일조할 것을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무인양품의 제품을 사기 위해서 일부러 패밀리마트에 다녀왔다고 하는 소비자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패밀리마트와 양품기획은 2019년 1월에 제휴를 해제하고, 패밀리마트에서 무인양품의 제품은 자취를 감추었다. 두 회사가 제휴를 해제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예전만큼 무인양품의 제품이 팔리지 않게 되었고, 패밀리마트 쪽에 큰 이점이 사라졌던 것이 큰 이유라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올 해 들어서 로손과 양품 기획이 제휴하게 되고, 로손 점포에서 무인양품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패밀리마트와 양품 기획은 세종 그룹을 툴로 하는 기업이며 제휴도 그 흐름 중에 이루어졌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로손과의 재 제휴에 대해 소비자 중 일부는 의심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로손의 모회사인 미쓰비시 상사의 의향을 고려하였을 경우에, 이야기는 매우 간단해진다. 세종 그룹의 해체 후, 양품 기획은 독 집계 기업이 되었으나 미쓰비시 상사와의 자본제휴를 실행하여 미쓰비시 상사는 양품 기획의 대주주 중 한 곳이 되었다. 패밀리마트와의 제휴가 끝나자마자, 미쓰비시의 자회사인 로손이 무인양품을 취급한다는 것은 자본의 논리로서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이다. 

 


 

수익 구조가 상반되는 편의점 - 상사의 관계

 

축소되는 국내 시장을 앞두고, 편의점만큼 매력적인 판로는 없으며, 향후에도 상사와 편의점의 관계는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 전략이 벽에 부딪힐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그 이유는, 소매업인 편의점과 도매업(겸 투자업)인 종합상사는 기본적으로 수익구조가 상반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소매업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실적 확대는 불가하다. 어떤 상품에 대해서 계열 상사 이외의 제품과 계열사의 제품이 후보가 되어, 타사 제품이 고객에게 매력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쪽을 채용하는 쪽이 실적에는 플러스가 된다. 하지만, 대형 상사가 경영권을 쥐고 있어서는, 이런 독자적 역학에 의한 움직임은 취하기 어려워진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세븐 일레븐이 단연 탑이며, 하루 매출금액으로 로손이나 패밀리마트는 세븐 일레븐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븐 일레븐이 이상하리만치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최대 이유는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 업체임을 활용하여 가장 집객에 최적화된 장소에 출점을 실시하는 입지적 요인이 크다.

하지만, 세븐 일레븐의 강점은 그것뿐 만이 아니다. 본래 세븐 일레븐은 이토추와의 거래가 많았으며 두 회사의 관계는 1973년에 이토요카도(세븐 앤 아이 홀딩스의 전신)가 국내 편의점 사업을 개시함에 있어, 세븐 일레븐의 본가인 미국 사우스랜드와의 계약을 이토추가 중개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부터 교류가 있었던 것도 있었기 때문에 세븐 일레븐은 사업 개시 후에 이토추로부터 적극적으로 상품을 매입하였다.

세븐 일레븐은, 이토추와의 관계는 중시한 반면, 자본 제휴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 거꾸로 이토추가 패밀리마트와 자본제휴를 실시함으로써 세븐 일레븐은 이토추와의 거래를 축소하는 등, 필요에 의해 교류하는 상사를 선별하고 있다. 이 판단에는 상품 선택이라고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납품처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세븐 일레븐의 철저한 경영철학이 작용하였으며, 이것이 시븐 일레븐의 상품력이 강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이 논리는 소매점 경영 논리의 기본이기도 하며, 로손이나 패밀리마트의 경영진이 이 로직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상사와의 일체화를 받아들인 것은, 일본 시장 축소라고 하는 역풍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이상론 등을 이야기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던 상황도 한몫을 했다고 보인다.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수익구조가 상반되는 소매업과 상사가 하나가 되는 경우, 언젠가는 그 부작용을 감당하여야 하는 시기는 온다. 아마도, 그것은 편의점 실적의 하락세가 선명해지는 시기가 될 것이며, 상사에게는 판로로서 수익을 기대할 매력이 옅어지는 시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